<어쨌거나 밤은 무척 짧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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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운성 지음 | 보스토크프레스 펴냄
비평가 유운성의 신간으로, ‘세기의 아이들을 위한 반영화입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영화입문’ 앞에 붙은 ‘반’이라는 단어를 “‘anti-’의 뜻으로 쓴 것인지 ‘counter-의 뜻으로 쓴 것인지도 밝히고 싶지 않다”는 저자의 태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고정되지 않은 의미 속에서 도리어 풍부하게 잠재된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비평적 시도가 엿보인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레퍼런스는 봐야 할 영화 목록을 끊임없이 늘려가게 만들 것이고, 각자의 영화관을 넓힐 수 있는 즐거운 지적 여정이 될 것이다. ‘영화란 무엇인가’,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어 떻게 영화하는가’라는 세개의 질문을 뚜렷하게 이끌어가는 이론서이자 비평집이다.
<매체의 역사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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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뵌, 안드레아스 자이들러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부제대로 ‘동굴벽화에서 가상현실까지’ 아우르는 <매체의 역사 읽기>는 현대 사회의 매체 지평과 대중문화를 개괄적으로 파악하기에 실용적인 교양 입문서다.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영화보다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영화가 발명되기까지의 배경과 경위를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영상매체 전반을 파악하는 데 긴요한 지식이 될 것이다. 영화 외에도 책, 잡지, 사진, 연극,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까지 인류의 매체가 변화해온 모습을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설명하는 책이며, 장마다 개별 매체의 특징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시각적으로 다양한 삽화들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장마다 말미에 삽입된 연습 문제를 통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다.
<진실의 색: 미술 분야의 다큐멘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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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 슈타이얼 지음 | 워크룸프레스 펴냄
독일의 아티스트이자 현대미술계에서 피해갈 수 없는 연구자 히토 슈타이얼의 <진실의 색: 미술 분야의 다큐멘터리즘>은 제목 그대로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쓴 이론서이며 작가의 특징에 맞게 미술과 연결된 논점들도 얻을 수 있다. 대부분 입시생이 극영화의 꿈을 꾸지만, 다큐멘터리라는 매체와 형식만이 가지는 특징을 파악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다큐멘터리 이미지가 어떤 방식을 통해 표현되며, 현실을 담은 틀로 여겨지는 다큐멘터리가 실제 현실을 어떻게 반영하고 또 서로 작용을 주고받는지 재고한다. 저명한 저자의 이름에 처음에는 다소 위축될 수 있겠지만, 차분히 따라 읽어가다 보면 그다지 난해하지 않도록 섬세하게 적혀 있다.
<미카엘 하네케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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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매컨, 데이비드 소르파 외 지음 | 본북스 펴냄
본북스의 ‘영화’ 시리즈는 미하엘 하네케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거장 난니 모레티, 그리고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공고한 세계를 구축한 두 감독 웨스 앤더 슨과 크리스토퍼 놀란도 다룬 바 있다. 여러 저자의 글을 엮은 책이라 다양한 시각을 참고하기 좋고, 각 영화감독들의 근작까지 아우르는 노력도 기울여 업데이트된 관점을 얻을 수도 있다. 한 작품을 두고 서로 다른 연구자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차이점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흥미를 놓치지 않는 공부가 오래가는 법. 관심 있는 감독을 선택해 그 감독을 바라보는 렌즈들을 참고한다면 더없이 즐거운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이다.